이 이야기는 2009년 일본 유학시절에 직접 겪은 이야기 이다.
오늘도 방과후에 어김없이 야키니꾸에서 알바를 한다. 이곳은 3층으로 된 건물로 1층과 2층은
손님들의 룸으로 되어있고, 3층은 음식 재료들의 창고 및 파트타이머의 탈의실로 이용한다.
‘3층까지 오늘도 열심히 올라가야지…오늘은 좀 피곤한데…그래도 힘내자!’
주말 이외에는 손님이 많지 않아서 2층과 3층은 보통 불을 꺼두고 있다.
2층 같은경우는 여러 개의 전등이 있지만, 스위치 하나로 불을 키고 끄기 때문에 편리하다.
캄캄한 계단을 오르고 나니, 오늘도 어김없이 높이가 약 40cm 정도되는 일본 인형이 가부좌를 틀은 상태로 나를 맞아준다.
“안녕하세요!”
아무도 없지만 인형에게 매일 조용히 인사를 건내는 나. 귀엽지 않은가? ㅋㅋ
옷도 갈아 입었겠다, 숯불도 새것으로 갈아 넣고, 청소 시작~!
이곳은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이서 일을 한다. 손님이 많을때는 조금 힘들때도
있지만, 규모가 큰 야키니꾸가 아니기 때문에 3명이면 충분하다.
어! 손님이 오셨다.
“이랏샤이마세~!”
‘3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벌써 9시네…’
오늘은 손님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딱 두테이블의 손님만 다녀갔다.
일본의 지방은 손님이 적을 경우, 파이타이머를 예정보다 일찍 돌려보내는데,
오늘도 그날이다. 집에 가란다…ㅋㅋ
“뭐…손님이 두 테이블밖에 안왔으니 나도 눈치 보이고 어쩔수 없지뭐…”
‘옷이나 갈아입고 퇴근해야지. ‘
2층으로 올라가니 캄캄한 복도앞에 언제나처럼 일본인형이 앉아있다..
끝날때도 나는 일본인형에게 인사를 건낸다.
“수고하셨습니다~”
깜빡..........깜빡…
“어?!!!:!!!@!@!!!!!!!!!!!!!!!!!!!!!!!!!!!!!!!!!!!!!”
“으악!~~~!!!@!@!@@!”
나는 올라가던 계단을 등지고 불이나게 1층으로 내달렸다.
“○○군 왜그래? 무슨일이야?”
“저..저기….제가 2층의 일본인형한테 인사를 했는데요……제 인사에 바로 반응하듯이
일본인형의 바로 위 전등만 깜빡 거리고 켜졌다가 꺼졌어요!!!”
“음……….....................”
사장님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 가게는 좀 그런게 있는것 같단다. 나도 내아내랑 같이 이 가게에서 경험한건데…”
사장님은 말을 이어갔다.
“그날도 가게 오픈준비를 마치고 나니, 어린아이와 함께 한 부부가 손님으로 오신거야.
그래서 와이프한테 젓가락과 수저 등 3명분을 준비해서 2번방으로 가져가라고 했었지.”
“여보! 손님 3명이 오셨으니 2번방에 셋팅좀 해줘.”
“응. 알았어요~”
그녀는 3명분을 준비해서 2번방의 문을 열었다.
‘어..? 분명 3명이라 그랬는데…우선 가져온 것은 세팅을 해드려야지’
문을 닫고 남편에게로 향하는 그녀.
“당신 좀전에 3명이라 하지 않았어요?”
“응 3명이라 그랬지”
“2명뿐이던데요?”
“화장실이라도 간거 아니야? 확인해봐”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2번방의 문을 열어 손님에게 물어보는 그녀.
“저기 손님, 혹시 세분이서 오신거 아닌가요? 같이 들어온 아이가 안보여서요.”
손님 부부의 얼굴이 갑자기 사색으로 변했다.
“네??? 저희 두명이서 왔어요…”
“저희 사장님이 아이랑 같이 들어온 것을 분명이 보셨다고 하셔서요…”
이 이야기를 듣고 손님부부가 조심스레 말을꺼낸다.
“저희가…. 사실은…. 여기 가게로 오기전에 저희 아들의 묘지에 다녀왔답니다.”
“아마도 저희 아들이 함께 들어왔나 봅니다.…..놀라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 당시에 손님부부는 물론이거니와 사장님도 상당히 놀라셨다고 한다.
“어쨌든, 가게에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으니 조심하렴.”
“네….사장님…”
이 일이 있은후로 나는 절대 사람의 형상을 한 인형에게는 말을 건내지 않는다.
초등학생일 때 가끔씩 만나뵙던 할아버지의 지인인 할머니가 신내림을 받으신 분이었는데,
그 할머니께서 말씀해주셨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집에는 사람형상의 인형을 두면 안된단다. 영혼이 들어가거든.”